"유엔 권위 위협" 우려 속 "대중 견제 완화" 기회론 교차... 4월 정상회담 앞두고 고심
다보스 평화위원회 회의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홍콩 SCMP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최근 출범한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참여 여부를 두고 중국이 득실을 면밀히 따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지난달 20일 브리핑을 통해 미국 측의 초청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SCMP는 중국 당국이 실제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답을 피하며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평화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서명식을 하며 공식 출범했다. 이 기구는 가자지구의 전후 재건과 국제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하며, 향후 우크라이나전을 포함한 전 세계 분쟁지로 중재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구의 구조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의장을 맡아 거부권 등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특히 상임이사국 지위 확보 및 임기 제한 예외 적용 조건으로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이상의 기여금을 내걸어,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파격적인 운영 방식을 예고했다.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평화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자오 카네기 중국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제한 권한을 부여하는 등 구조적 결함이 있어 유엔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유엔의 분쟁 해결 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위기관리용 임시방편으로는 유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자 평화구상 결의안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회의장. 뉴욕 AFP=연합뉴스
중국의 고민은 더욱 깊다. 송루정 푸단대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평화위원회가 유엔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점은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중국에 부정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분쟁 중재로 쏠리면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왕이웨이 소장은 중국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외교적 이벤트를 앞두고 성급히 불참을 선언해 심기를 건드리기보다는, 원칙론을 고수하며 실리를 챙기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는 미국 내 동결된 자산을 기여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는 동결 자산을 활용해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도, 우크라이나전 협상 주도권을 확보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고도의 외교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20여 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프랑스, 영국, 독일 등 미국의 전통적 유럽 우방국들은 불참 또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역시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관망 중이다.
결국 중국은 기존의 유엔 중심 다자주의 원칙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평화위원회 가입이 가져올 외교적 파장과 실질적 득실을 끝까지 따져보는 신중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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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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