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ESTA 심사 대폭 강화… "44조 원 경제 효과 흔들" 축구계 발칵
FIFA 평화상 받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ESTA(전자여행허가) 이용객에게 소셜미디어(SNS) 기록과 생체정보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 조치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 직전 시행될 예정임에 따라, 대회 흥행은 물론 미국 관광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ESTA 신청자에게 지난 5년간의 SNS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새 규정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ESTA는 미국과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이 별도의 비자 없이도 출장, 관광, 경유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조치는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둔 내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당초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축구 팬이 미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까다로워진 입국 절차로 인해 월드컵 흥행과 관광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미국 내에서 약 305억 달러(한화 약 44조 원)의 경제적 효과와 18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260만 명에 달하는 해외 축구 팬이 방문한다는 전제로 산출된 결과다.
FIFA는 미국 내 관람객과 해외 관람객 비율을 5대 5로 예상했으나, 해외 관람객이 감소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와 관련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배리 앤드루스 유럽 의회 의원은 "세계 최악의 권위주의 국가들도 시행하지 않는 정책"이라며 "이 계획은 미국 관광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며, 월드컵을 관람하려는 유럽인들은 더 이상 미국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FIFA를 향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밍키 워든 국장은 "해당 정책은 FIFA의 인권 정책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FIFA가 트럼프 행정부에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축구 서포터즈(FSE) 역시 "FIFA는 대회 보안 원칙을 명확히 하여 팬들이 여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강화된 이민 단속으로 인해 미국 관광 산업은 이미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의 미국 내 지출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행 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또한 올해 미국 방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6.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당초 내년 미국 방문객 수가 3.7%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 증가분의 3분의 1이 월드컵 관련 방문객인 점을 감안할 때 ESTA 심사 강화는 반등세에 제동을 거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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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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