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인가, 도덕적 외교인가" 美 추기경들, 트럼프의 '다윈주의' 세계관 비판

이우창 기자

등록 2026-01-20 14:33

냉전 종식 후 첫 근본적 의문 제기... 베네수엘라·그린란드 등 강경 행보에 경종



조지프 토빈 뉴어크 대교구 추기경(좌측)과 블레이즈 큐피치 시카고 대교구 추기경(우측)조지프 토빈 뉴어크 대교구 추기경(좌측)과 블레이즈 큐피치 시카고 대교구 추기경(우측).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가톨릭교회의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도덕적 가치 회복을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카고, 워싱턴, 뉴어크 대교구를 이끄는 추기경 3명은 공동 성명을 통해 "진정으로 도덕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국제적 도덕적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기경들은 특히 무력 사용이 국가 정책의 일상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군사 행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지시와 그린란드 무력 장악 가능성 언급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프 토빈 뉴어크 대교구 추기경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 약육강식의 다윈주의적 세계관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비판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바티칸의 기류와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수엘라의 주권 보장을 강조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무력에 의한 국경 침해 금지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개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성명 발표는 최근 바티칸에서 열린 추기경 회의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이즈 큐피치 시카고 대교구 추기경은 당시 회의에 대해 "세계 정세와 최근 미국의 조치에 대한 위기감이 공유된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추기경들은 이번 성명에서 군사 정책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삭감과 종교·양심의 자유 침해 우려를 표명하며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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