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장내 유전자 조작 대장균 제어 성공…질병 진단·치료 새 지평 열었다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7-29 06:58

소형 스마트 캡슐과 블루투스 연동, 돼지 장내 박테리아 양방향 통신 및 제어 입증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이용해 장내에 있는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정밀하게 제어, 질병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살아있는 동물 체내 박테리아와의 양방향 통신 및 제어 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난치성 장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소형 캡슐로 장내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제어하는 실험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소형 캡슐로 장내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제어하는 실험 염증 물질을 감지하면 빛을 내도록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을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소형 캡슐과 함께 대장염 모델 돼지의 장에 투입하는 실험. 캡슐은 대장염 염증 부위에서 대장균이 질산염에 반응해 발생시킨 빛 신호를 감지, 스마트폰 앱으로 전달하고, 연구팀은 캡슐 내 LED가 빛을 내도록 조종해 대장균 내부의 빛 감응 유전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대장균이 항염증 나노항체(nanobody)를 분비하도록 유도한다. (사진= Nature Microbiology, Taofeng Du et al. 제공) 

중국 양링 서북농림과기대 타오펑 두 교수와 톈진대 한제 왕 교수팀은 29일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형 스마트 캡슐이 내는 빛에 반응하도록 대장균(Escherichia coli) 유전자를 조작하고, 이 캡슐을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 돼지 장내 대장균을 성공적으로 제어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위장관에 서식하는 수많은 미생물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장균과 같은 박테리아는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지만,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통신하거나 거동을 제어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빛 신호를 이용해 스마트 캡슐과 통신할 수 있도록 대장균을 광유전학적으로 조작한 뒤, 캡슐과 함께 돼지 장내에 투입했다. 이후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앱에 연결된 캡슐을 통해 대장균과 통신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캡슐과 대장균을 이용한 질병 진단·치료 과정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한 캡슐과 대장균을 이용한 질병 진단·치료 과정 (a) 질병 진단 : 유전자 조작 박테리아는 질병 신호(염증물질 등)를 감지하면 빛을 내며, 광전자 캡슐은 이를 감지해 블루투스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전달한다. (b) 질병 치료 : 의료진이 신호를 보내 캡슐 내부 LED 불빛이 켜지게 하면 박테리아 내부의 광 감응 유전자가 활성화돼 항염증 나노항체를 분비한다. (사진= Nature Microbiology, Taofeng Du et al. 제공) 


연구팀은 이 기술의 질병 진단 및 치료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개념 증명 연구도 진행했다. 질병 지표인 질산염(nitrate)을 감지하면 빛을 내도록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을 대장염 모델 돼지 3마리의 장에 투입하고, 이어 스마트 캡슐을 삼키게 했다.


그 결과 스마트 캡슐은 대장염 염증 부위에서 대장균이 질산염에 반응해 발생시킨 빛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 스마트폰 앱으로 전달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앱을 이용해 캡슐 내 LED가 빛을 내도록 조종함으로써 주변 대장균 내부의 빛 감응 유전자를 활성화시켰다. 이를 통해 대장균이 항염증 나노항체(nanobody)를 분비하도록 유도, 대장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살아있는 동물 체내 유전자 조작 박테리아의 행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를 통해 박테리아를 활용한 질병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장염과 같은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박테리아와 캡슐 간의 양방향 통신을 여러 번 가능하게 만들고 임상 시험까지 진행한다면, 장차 인간 질병 치료에 적용될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Microbiology, Taofeng Du et al., 'Ingestible optoelectronic capsules enable bidirectional communication with engineered microbes for controllable therapeutic intervention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25-02057-w (Nature Microbiology, Taofeng Du 외, '섭취 가능한 광전자 캡슐은 제어 가능한 치료 개입을 위해 조작된 미생물과 양방향 통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25-0205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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