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관세·러시아 석유 문제로 파국 치닫는 양국… 인도는 중국·러시아와 밀착
모디 인도 총리(사진 왼쪽),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연합뉴스)
무역 협상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두고 미국과 인도의 외교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의 틈새에 놓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표적'이 되자, 비슷한 처지의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가 1998년 인도의 핵실험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과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핵심 파트너로 여기며 방위 협력을 우선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 1월 취임 직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올해 2월 백악관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고, 모디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본떠 "인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 관세 26%를 부과했고, 이후 5차례의 협상이 있었지만 미국산 농산물과 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문제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당시 휴전을 두고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자신이 중재했다고 주장했으나, 인도는 제삼자의 중재가 없었다며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새로 조정한 상호 관세율 25%를 인도에 부과했고, 6일에는 인도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3주 뒤부터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인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석유를 대량으로 사들인 데 따른 조치였다. 로이터는 인도가 미국의 핵심 파트너였지만, 관세 협상과 러시아와의 무역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소속 안보 전문가 애슐리 텔리스는 "현재 인도가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줄인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인도의 핵실험 제재 이후 20여 년간 쌓아온 외교 성과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인도는 중국, 러시아에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모디 총리는 이달 31일 상하이 협력 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 국방·안보 분야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았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최근 미국과의 갈등을 겪으며 인도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인도 연구 재단 소속 분석가 알렉세이 자하로프는 "러시아는 미국과 인도의 관계 악화를 기회 삼아 러시아-인도-중국 간의 3자 협력을 되살리며 새로운 국방 프로젝트를 제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인도 역시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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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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