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원칙 내세우며 '가자 해방' 주장… 현지 인도적 참사 외면 비판
10일(현지시간) 외신 기자회견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풀/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 강화를 '전쟁의 종식'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하마스 격퇴와 임무 완수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를 점령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목표는 '해방'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후 가자에는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아닌 새로운 민간 행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이를 위해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 ▲모든 인질의 석방 ▲가자지구의 비무장 상태 유지 ▲이스라엘의 안보 통제권 확보 ▲대안적 민간 행정부 수립이라는 5대 종전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그는 하마스가 제시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수감자 석방 등의 휴전 조건을 '항복 요구'라 일축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확고히 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구호품을 가로채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사진을 악용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부풀리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사적 상황에 대해서는 가자지구의 상당 부분을 통제 하에 두었으며, 남은 하마스 거점 소탕 작전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전쟁 종식 계획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알리고 미국의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가자지구 칸유니스의 병원에서 치료받는 어린이 (사진= EPA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직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튿날 새벽 가자지구 북부의 핵심 도심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군사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각국 지도자들과 국제기구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추진이 현지의 인도주의적 여건을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행위라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러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는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기자회견은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가자지구 현장에서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호품을 받으려던 인파가 몰리면서 최소 31명이 압사 등으로 숨졌으며,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7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더욱 참담한 통계를 내놓았다.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어린이 2명이 추가로 숨져, 전쟁 발발 이후 기아와 영양실조로 사망한 이는 어린이 100명을 포함해 총 217명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식량과 의료품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한미 관세 협상 '청신호'…미, '전액 현금 투자' 요구 사실상 철회
-
민주당, '대법관 26명 증원' 사법개혁안 발표…법조계 정면 반발
-
이재명 대통령, K-방산 대전환 선언: "자주국방·첨단산업, 두 마리 토끼 잡겠다"
-
트럼프, 中에 유화 제스처…"관세 인하 가능, 공정한 거래 원해"
-
'리튬 부국' 볼리비아의 우클릭… 20년 좌파 정권 막 내렸다
-
민심에 켜진 '경고등'…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상승세 꺾여
-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 ‘눈앞’…‘포로 석방’에 발목 잡히나
-
김 총리, 산청 현장서 '복구 속도전' 주문…"겨울철 추가 피해 막아야"
-
'조희대·김현지' 블랙홀에 빠진 국감…정책은 없고 정쟁만 남았다
-
푸틴 회담 앞둔 트럼프, 젤렌스키에 "살인 멈추고 합의하라"
-
'단순 건망증'인 줄 알았는데…치매로 가는 지름길, 5대 위험신호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 관리 요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약 33만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특정 만성질환과 생활 습관이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우울증과 당뇨병이었다. 우울증 환자는 1.74배, 당뇨병 환자는
-
"종양 쪼개고 조직 바꿔치기"…의사가 주도한 10억 원대 '성형 보험사기'
허위로 종양 진단을 내려 환자들이 실손 보험금을 타내도록 돕고, 해당 보험금으로 미용·성형 시술을 진행한 의사와 브로커, 환자 등 총 12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40대 외과 전문의 A씨와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A씨의 부친인 80대 의사 B씨와 환자 115명 등 나머지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
"이재명 비판 단체에 3천만원"... 언론재단 '깜깜이 심사' 도마에
언론진흥재단이 연간 8억 원 규모의 언론단체 지원금 지급 대상을 선정하며, 부실하게 심사해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신청 서류를 이메일로 전달받아 각자 평가한 뒤 점수표만 회신하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심사 과정에서 지난해 보수 성향 단체인
-
3년간 멈췄던 송도 화물차 주차장, 대법 판결로 '운영 재개' 길 열려
3년간 주민 반대에 막혀있던 인천 송도 화물차 주차장 운영의 길이 열렸다. 대법원이 인천항만공사(IPA)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주면서, 장기간 표류하던 주차장 개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IPA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상대로 낸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
"고문 흔적 역력"…캄보디아 피살 대학생, 20일 부검대 오른다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에 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의 부검이 20일(현지시간), 그의 시신이 안치된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부검은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법의관이 주도하고 경찰 수사관들이 입회한 가운데 이루어진다.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규명한 뒤, 결과는 공식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 통보될 예정이다. 부검이 끝나면 박
-
"국가도 가해자였다"…'MB 블랙리스트' 법원의 재평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에게 국가와 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7-2부는 17일, 배우 문성근 씨 등 36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한민국은 이명박, 원세훈(전 국정원장)과 공동해 원고들에게 각 500만원을
-
야스쿠니 앞에 멈춘 다카이치, 총리직 향한 '전략적 보류'
" 차기 총리 주자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17일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 참배하지 않았다. 총리 선출 시 외교적 영향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이며, 다카이치 총재는 참배 대신 공물(다마구시)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그는 각료 시절부터 참배를 이어온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이지만, 총리직을 염두에 둔 듯 최근에는 신중한 태도를
-
한지붕 두 회사, 국가유산청 '특혜 계약' 독식 논란
국가유산청이 사실상 한 업체가 운영하는 회사 두 곳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그중 한 곳을 여성기업으로 위장해 계약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의원은 16일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2020년부터 5년간 디자인 업체 D사와 S사와 총 30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 중 S사는
-
'김치 발효 방해꾼'의 반전…알고 보니 숨은 조력자는 '바이러스'였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그동안 발효식품의 문제점으로만 여겨졌던 박테리오파지가 김치 발효 과정에서는 오히려 유익한 미생물의 생존을 돕는 '조력자'임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그동안 발효를 일으키는 유익균(종균)의 성장을 방해해 발효 실패의 주범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박테리오파지가 특정 미생물만
-
'북방정책' 33년 만의 재현…노태우 아들, 아버지 이어 주중대사로
이재명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60)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임명됐다. 외교부는 16일 노 이사장을 주중대사로 공식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1월 정재호 전임 대사 이임 후 약 9개월간 공석이었던 주중대사직이 채워졌다. 노 신임 대사의 발탁 배경에는 부친 노 전 대통령이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끈 '북방정책'의 상징성이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