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구조·바이백 등 '독소조항' 걷어내고 사업 재추진…업계 우려도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설명회'에서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두 차례나 주인을 찾지 못해 표류하던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른다. 정부는 민간 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사업의 발목을 잡아 온 핵심 '독소 조항'들을 전면 재검토하며 사업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의 자율성을 옥죈다는 비판을 받아온 지분 구조부터 손질한다. 당초 정부가 51%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도록 지분 구조를 역전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민간 투자에 결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던 '매수청구권(바이백)' 조항 역시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요구할 시 민간 사업자가 공공 투자금을 의무적으로 되사야 하는 조항으로, 막대한 초기 투자금과 더불어 미래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국산 AI 반도체 의무 도입 비율도 폐지 수순을 밟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센터 내 NPU(신경망처리장치)의 50%를 국산으로 채워야 한다는 강제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그 대신, 센터 내에 국산 반도체 실증을 위한 별도 공간(상면)을 마련하고,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국산 칩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 완화에 대해 국내 AI 반도체 업계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반도체 의무 사용 폐지는 정부의 AI 반도체 육성 의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미래 AI 시장의 핵심 인프라에서 국산 기술이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편, 정부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활용 계획이나 인구 감소 지역 입주 등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항목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사업 조건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면서, 국가 AI 컴퓨팅 센터의 공식 개소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어진 2028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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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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