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만날 준비" vs. 러시아 "신중"
트럼프 중재 노력에 러시아 미온적 태도 변화 조짐
러시아 내부, '불법 대통령' 젤렌스키와의 회담에 여전히 부정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양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젤렌스키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러시아가 입장을 바꿀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와 양자 회담에 나서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난 '불법 대통령'이며, '광대'라고 폄하해왔다.
푸틴은 젤렌스키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렸다. 이 때문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이 젤렌스키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레고리 골로소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대학 교수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그런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푸틴은 젤렌스키가 패배를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항복해야만 만나줄 것"이라고 말했다.
콘스탄틴 자툴린 러시아 하원 의원 역시 러시아 당국자들은 푸틴과 젤렌스키가 만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으로 러시아가 양자 회담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의 안보 전문가 드미트리 트레닌은 푸틴 대통령이 유달리 활발한 외교를 하고 있다며 "진정한 외교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실질적인 양보를 한다면 푸틴이 젤렌스키를 만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툴린 의원도 "만남의 가능성을 계속 무시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며 회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언제든 푸틴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러시아 외교 당국자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최고 당국자들을 포함한 접촉은 매우 신중하게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자신도 참석하는 3자 회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이 트럼프에게 "당신이 올 필요는 없다. 나는 그를 일대일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생각보다 좀 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양자 회담 대신 3자 회담을 잡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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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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