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 발표…컵 보증금제 개선 및 빨대 규제도 포함될 전망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시 한번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를 적용하고,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세(稅) 도입까지 검토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폐기물 처리 비용을 직접 부담시키는 '가격 내재화'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을 위한 가격 내재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일회용품 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담하게 함으로써 사용량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정책 의지로 풀이된다.
제조사가 직접 수거·재활용…일회용 컵 EPR 본격화
이번 대책의 핵심은 일회용 컵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 품목에 포함하는 것이다. EPR은 제품의 생산·수입업자에게 판매된 제품 중 일정량을 다시 수거해 재활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만약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실제 재활용에 드는 비용 이상의 부과금을 내야 하므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률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했으며, 제도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과거 식음료 프랜차이즈 등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컵은 재질이 제각각이라 재활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재활용이 용이한 페트(PET) 재질로 단일화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EPR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유명무실 '컵 보증금제' 손질…플라스틱세 도입도 만지작
지난 정부에서 대폭 축소되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역시 개선될 계획이다. 컵 보증금제는 음료 구매 시 컵 보증금을 부과하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주는 제도다. 당초 2022년 6월 전국 시행을 목표로 했으나 소상공인의 부담 등을 이유로 같은 해 12월 제주와 세종에서만 우선 시행됐다.
이후 전국 확대가 사실상 중단된 이 제도를 두고, 환경부는 놀이공원이나 특정 카페 거리 등 '제한된 구역'에서 맞춤형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활용률을 일부 높일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사용량 감축 효과는 미미하며,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부담만 전가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환경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부, 개인 카페·식당 점주, 재활용업체, 소비자,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 각계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에서는 각종 가격 내재화 방식이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음료 가격 인상 가능성 등 민감한 사안까지 폭넓게 논의하게 된다.
특히 환경부가 가격 내재화의 한 방식으로 '플라스틱세'를 직접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1kg당 0.8유로(약 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국내의 EPR이나 폐기물부담금 제도에 따른 부담금(1kg당 100~300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도입 시 플라스틱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으로 구체화
일회용 컵 EPR 적용과 컵 보증금제 개선 방안 등은 연내 발표될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에 담길 예정이다. 이는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의 원천적 감량'에 초점을 맞춰 수립되고 있다.
로드맵에는 사회적 논란이 컸던 플라스틱 빨대 규제에 대한 방향도 포함될 전망이다. 환경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등에서 "플라스틱은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품의 대표적인 예로 빨대를 꼽았다. 이어 "(신체적으로) 불편한 경우나 의료용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 시 일정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어 강력한 규제가 예상된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메달도 내가 직접"… FIFA 평화상 품은 트럼프, 다음은 노벨상?
-
"재판 빨라야 하는데 멈출라"… 민주당, 내란재판부 '속도전' 대신 '숨 고르기'
-
서방 제재 뚫고 뭉친 푸틴-모디, '핵잠수함'으로 의기투합
-
"물·공기 같은 AI" 꿈꾸는 李, "인간 초월할 ASI" 예고한 孫
-
"유럽 원하면 싸우겠다" 적반하장 푸틴… 브뤼셀까지 뻗친 '러시아의 그림자'
-
"계엄은 헌법 수호" 尹의 옥중 강변… 야당 "정신병자의 말" 일축
-
젤렌스키 "전쟁 끝낼 기회 왔다"… 미 대표단 러시아행에 촉각
-
추경호 영장 기각… 국힘 "이재명표 '내란몰이'에 법원이 제동 걸었다"
-
"기후 재난이 현실로"… 동남아 휩쓴 대홍수, 1,100명 숨져
-
내년 예산 728조 합의… 지역화폐·국가장학금은 살리고 법인세는 올린다
-
"어디든 가장 빨리"… 소방헬기, 내년부터 지역 따지지 않고 날아간다
내년부터 관할 구역 구분 없이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소방헬기가 즉시 출동하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체계'가 전면 시행된다. 소방청은 7일 기존 시·도 소방본부의 관할 구역 중심으로 운영되던 소방헬기 출동 체계를 국가 통합 관리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 따라 소방청 운항관제실이 헬기 위치와 성능, 거리 등을 종합해 전국 모든
-
인도 고아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가스 폭발로 최소 23명 사망
인도 서부의 유명 휴양지 고아(Goa)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7일(현지시간) 가스 폭발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0시 4분경 고아주 북부 아르포라 지역의 나이트클럽 '버치 바이 로미오 레인(Birch by Romeo Lane)'에서 발생했다. 주방 인근 가스
-
"동료 죽어가는데 밥도 안 줬다… 법원, '방관' 조리장도 살인 공범"
선장의 지속적인 가혹행위로 숨진 동료 선원의 시신 유기에 가담하고, 가혹행위를 방치해 살인을 방조한 혐의(살인방조 등)로 기소된 어선 조리장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시체유기 및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조리장 A(4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5일 확정했다. 앞서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주범인 선장
-
NORAD, 70년째 '산타 추적 작전' 가동… 올해는 AI와 함께 뛴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산타클로스 추적 작전'을 올해도 어김없이 수행한다. 올해는 행사 7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도 새롭게 접목했다. 4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NORAD의 위치 추적 서비스인 '트랙스 산타(Tracks Santa)'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지난 1일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
민주당, 대의원 기득권 내려놓나… '1인 1표' 당헌 개정안 9부 능선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4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를 동등하게 적용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 만장일치로 당헌·당규 수정안을 5일 중앙위원회에 부의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
'살 빠지는 당뇨약' 마운자로, 건보 적용 첫 관문 넘었다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주목받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의 첫 능선을 넘었다. 다만 급여 범위는 비만 치료가 아닌 제2형 당뇨병 치료로 한정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열고,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할 때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다.
-
"섞기 힘든 금속 30종, 탄산수로 한 번에"... 상온 합성 기술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섭씨 수천 도의 고온이 필수적이었던 차세대 금속 소재 합성을 상온의 물속에서 1분 만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이석빈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정환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 미국 퍼듀대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다성분 금속 나노 입자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5가지
-
반도체 살리고 중소기업 받쳤다… 수출 7천억 불 '금자탑' 눈앞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 유공자 및 정부·유관기관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천40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의
-
"가족이란 이름의 은폐 끝났다"… 친족 성범죄 공소시효 전면 폐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가 전면 폐지된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등 소관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13세 이상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의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게
-
"수도권 반값 부지에 규제 빗장 풀었다"… 인천 로봇랜드, 기업 유치 승부수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12월 1일 인천로봇랜드 내 산업시설용지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첨단 로봇산업 클러스터 구축과 지난 10월 발표된 '로봇산업 혁신성장 정책'과 맞물려, 2030년 로봇산업 3조 원 시대를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지정으로 로봇 기업 입주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