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에서 부활하다: '부고니아' 베네치아를 사로잡다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8-29 05:48

"극단적 긴장감과 모호함"…에마 스톤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원작 뛰어넘는 새로운 해석 제시



영화 '부고니아' 속 장면영화 '부고니아' 속 장면 (사진= Focus Features, Fremental, CJ ENM 제공)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한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 '부고니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를 통해 첫 공식 상영을 가졌다.


영화는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며 유명 바이오 기업의 CEO 미셸을 납치하려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인 '지구를 지켜라!'에서 배우 백윤식이 맡았던 강 사장 역은 에마 스톤이 연기하는 미셸로 성별이 바뀌었다.


공식 상영 하루 전인 27일, 에마 스톤은 베네치아 현지에서 연합뉴스를 포함한 전 세계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의 매력에 대해 "강렬함과 모호함이 더해진 층위가 각본가 윌 트레이시의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두 청년은 미셸을 납치해 감금하고 외계인의 정체를 추궁한다. 음모론에 사로잡힌 듯한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관객은 이들이 단순한 납치범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되면서 각 인물의 숨겨진 다양한 측면이 드러나고, 이야기는 예상을 뒤엎으며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폭력과 반전이 영화의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배우 에마 스톤배우 에마 (사진= AP 연합뉴스) 


에마 스톤은 이 영화의 장점을 "극단적인 긴장감 속에서도 이야기가 계속 펼쳐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 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다른 일이 일어나고, 선한 누군가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친 자가 미친 짓을 하는 건지, 그 판단이 영화 내내 계속 뒤집힌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납치범과 피해자의 성별을 뒤바꾼 설정이 이러한 모호함을 더욱 강화한다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병구(신하균 분)와 순이(황정민 분)라는 남녀가 강 사장(백윤식 분)을 납치했었다.


란티모스 감독 역시 이 같은 성별 변경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며 영화의 다층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그는 "영화에 여러 층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전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그들이 어떤 인물인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다양한 층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그들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때로는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조차 모를 지경"이라고 밝혔다.




영화 '부고니아'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영화 '부고니아'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사진=ⓒAtsushi_Nishijima_Focus_Features. 베네치아영화제 제공)


란티모스 감독은 영화의 주제 의식을 현대 사회와 연결했다. 그는 "오늘날의 세상, 특히 기술은 우리를 아주 좁은 틀 속에 가둬버린다. 이미 믿고 있는 것만 강화해 주고 그 좁은 믿음의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영화도 그런 구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 에마 스톤은 "알고리즘으로 한번 뭔가를 보면 같은 것을 계속 제공해서 토끼 굴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 너무 쉬워졌다"며 "정말 무섭지만, 사실 새로운 현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인류의 탄생 이래 우리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에 홀로 버려진 채 삶이 무엇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 믿음을 부여잡게 된다"고 인간의 본질을 짚었다.




배우 제시 플레몬스배우 제시 플레몬스 (사진= EPA  연합뉴스)

납치범 테디를 연기한 제시 플레몬스도 외계인 신봉자인 오랜 친구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미지의 존재를 향한 인간의 갈망을 거론하며 "사람들은 지금 내가 보는 것 이상이 존재하기를, 신이나 외계의 신, 혹은 다른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을 조정하는 실을 당기고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것은 어두운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지만, 동시에 신화와 이야기가 탄생해 이 미친 세상 속에서 자신에 대해 배우게 하는 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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