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사용 남성이 압도적…성별 격차, 기술 발전 왜곡 위험 경고
인공지능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에서 남녀 간 사용률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생성형 AI를 더 빈번하게 활용하며, 이는 특정 업무나 목표에 특화된 AI 도구를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뚜렷한 성별 간극은 AI 기술 자체의 발전에 편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 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난 성별 사용 격차
하버드 경영대학원 렘브란트 코닝 교수 등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젠더 격차와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증거'(Global Evidence on Gender Gaps and Generative AI)에 따르면, 이러한 성별 격차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챗GPT 출시 이후인 2022년 11월부터 2024년 5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챗GPT의 월평균 사용자 2억 명 중 남성 비율은 58%로, 여성(42%)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퍼플렉시티 사용자의 여성 비율은 42.4%에 그쳤고, 앤스로픽의 클로드 사용자는 31.2%에 불과했다.
특히 스마트폰 앱에서는 성별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2023년 5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챗GPT 앱 다운로드에서 여성의 비율은 27.2%에 그쳤으며, 클로드와 퍼플렉시티 앱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코닝 교수는 "미국, 캐나다, 일본 같은 고소득 국가는 물론, 인도, 브라질, 케냐 등 중·저소득 국가에서도 동일한 추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생성형 AI 사용 격차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보편적인 현상임을 시사한다.
특정 목적의 AI 도구에서도 낮은 여성 사용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특정 목적의 도구나 앱에서도 성별 격차는 뚜렷했다. 2022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수집된 3,821개 AI 도구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 여성의 방문 비율은 34.3%에 불과했다. 이는 여성들이 업무나 개인적 용도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 약 13만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기존 18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생성형 AI를 사용할 확률이 약 20%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사과정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성별 격차가 21%포인트(p), 미국과 호주, 영국, 캐나다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1%p의 격차가 나타났다. 미국과 스웨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각각 25%p와 31%p의 큰 격차가 확인됐다.
"AI가 성별 고정관념 악화시킬 수 있어"…전문가들의 경고
논문은 일부 여성들이 AI 사용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느낀다는 점도 지적했다. 여성 참가자들은 AI 사용이 직업적으로 불이익을 주거나, 동료들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닝 교수는 이러한 성별 격차가 AI 기술 발전에 미칠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생성형 AI를 사용해야만 AI가 모든 사람에게서 학습해 성별 중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만약 남성이 주된 사용자가 된다면, 생성형 AI가 성별 편향이나 고정관념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기술 사용률의 차이를 넘어, AI 기술의 발전 방향과 사회적 영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AI 기술이 소수의 성별 그룹에 의해 주도될 경우, 그 편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에 주목해야 한다.
– 저작권자 ⓒ 국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우창
기자
-
"약국 뺑뺑이" 잡는다더니… 닥터나우, 파는 약 96%가 '비급여'
-
"메달도 내가 직접"… FIFA 평화상 품은 트럼프, 다음은 노벨상?
-
"재판 빨라야 하는데 멈출라"… 민주당, 내란재판부 '속도전' 대신 '숨 고르기'
-
서방 제재 뚫고 뭉친 푸틴-모디, '핵잠수함'으로 의기투합
-
"물·공기 같은 AI" 꿈꾸는 李, "인간 초월할 ASI" 예고한 孫
-
"유럽 원하면 싸우겠다" 적반하장 푸틴… 브뤼셀까지 뻗친 '러시아의 그림자'
-
"계엄은 헌법 수호" 尹의 옥중 강변… 야당 "정신병자의 말" 일축
-
젤렌스키 "전쟁 끝낼 기회 왔다"… 미 대표단 러시아행에 촉각
-
추경호 영장 기각… 국힘 "이재명표 '내란몰이'에 법원이 제동 걸었다"
-
"기후 재난이 현실로"… 동남아 휩쓴 대홍수, 1,100명 숨져
-
"어디든 가장 빨리"… 소방헬기, 내년부터 지역 따지지 않고 날아간다
내년부터 관할 구역 구분 없이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소방헬기가 즉시 출동하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체계'가 전면 시행된다. 소방청은 7일 기존 시·도 소방본부의 관할 구역 중심으로 운영되던 소방헬기 출동 체계를 국가 통합 관리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 따라 소방청 운항관제실이 헬기 위치와 성능, 거리 등을 종합해 전국 모든
-
인도 고아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가스 폭발로 최소 23명 사망
인도 서부의 유명 휴양지 고아(Goa)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7일(현지시간) 가스 폭발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0시 4분경 고아주 북부 아르포라 지역의 나이트클럽 '버치 바이 로미오 레인(Birch by Romeo Lane)'에서 발생했다. 주방 인근 가스
-
"동료 죽어가는데 밥도 안 줬다… 법원, '방관' 조리장도 살인 공범"
선장의 지속적인 가혹행위로 숨진 동료 선원의 시신 유기에 가담하고, 가혹행위를 방치해 살인을 방조한 혐의(살인방조 등)로 기소된 어선 조리장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시체유기 및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조리장 A(4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5일 확정했다. 앞서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주범인 선장
-
NORAD, 70년째 '산타 추적 작전' 가동… 올해는 AI와 함께 뛴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산타클로스 추적 작전'을 올해도 어김없이 수행한다. 올해는 행사 7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도 새롭게 접목했다. 4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NORAD의 위치 추적 서비스인 '트랙스 산타(Tracks Santa)'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지난 1일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
민주당, 대의원 기득권 내려놓나… '1인 1표' 당헌 개정안 9부 능선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4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를 동등하게 적용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 만장일치로 당헌·당규 수정안을 5일 중앙위원회에 부의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
'살 빠지는 당뇨약' 마운자로, 건보 적용 첫 관문 넘었다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주목받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의 첫 능선을 넘었다. 다만 급여 범위는 비만 치료가 아닌 제2형 당뇨병 치료로 한정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열고,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할 때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다.
-
"섞기 힘든 금속 30종, 탄산수로 한 번에"... 상온 합성 기술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섭씨 수천 도의 고온이 필수적이었던 차세대 금속 소재 합성을 상온의 물속에서 1분 만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이석빈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정환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 미국 퍼듀대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다성분 금속 나노 입자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5가지
-
반도체 살리고 중소기업 받쳤다… 수출 7천억 불 '금자탑' 눈앞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 유공자 및 정부·유관기관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천40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의
-
"가족이란 이름의 은폐 끝났다"… 친족 성범죄 공소시효 전면 폐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가 전면 폐지된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등 소관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13세 이상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의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게
-
"수도권 반값 부지에 규제 빗장 풀었다"… 인천 로봇랜드, 기업 유치 승부수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12월 1일 인천로봇랜드 내 산업시설용지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첨단 로봇산업 클러스터 구축과 지난 10월 발표된 '로봇산업 혁신성장 정책'과 맞물려, 2030년 로봇산업 3조 원 시대를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지정으로 로봇 기업 입주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국일일보 © 국일일보 All rights reserved.
국일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