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속 '대등한 협상' 벌인 중국…농산물·희토류 카드 '적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무역 협상에서 국내 정치용 성과를 일부 얻었으나, 저항 의지와 능력을 갖춘 중국을 상대로 한계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인 농산물과 희토류를 지렛대로 활용해 압박했다.
지난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그리고 펜타닐 원료 차단 협력이다.
그러나 합의의 세부 내용을 보면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 재개는 관세 전쟁 이전 수준으로의 복원일 뿐, 수입 확대는 아니다. 중국이 향후 3년간 수입하기로 한 연간 2,500만t은 최근 몇 년간의 수입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역시 미국의 핵심 약점인 중국 의존도를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는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은 중국의 수출 중단에 취약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1년 유예 후에도 협상이 틀어지면 언제든 희토류 공급을 막아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 미국은 대두와 희토류 문제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는 대가로 관세 인하와 수출통제 유예를 제공했다.
펜타닐 차단 협력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20%에서 10%로 인하,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대중 관세는 57%에서 47%로 낮아졌다.
관세 인하 외에도 미국은 화웨이 같은 기업을 겨냥한 자국의 수출통제 확대 조치와 중국 선박 입항 수수료를 1년간 중단하기로 했으며, 중국도 관련 대응 조치를 중단했다.
중국은 EU, 한국, 일본 등 다른 교역국과 달리, 미국의 일방적 관세에 보복하고 농산물 구매력과 희토류 독점 지위를 활용해 미국의 압박에 맞대응하며 대등한 협상을 벌였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반격 의지를 보여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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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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