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편의 영화, 뜨거웠던 삶… 시대를 앞서간 '여장부' 향년 85세로 영면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국영화인협회는 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을 준비 중이다.
사진은 2017년 6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특별전 기자간담회 당시 배우 김지미(오른쪽) 사진 왼쪽은 김씨가 전성기였던 1975년 대종상 시상식 당시 여우주연상을 탔을 때 모습. 연합뉴스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원로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이자 당대 최고의 미녀 배우로 불리며 반세기 넘게 스크린을 지켰다.
1957년 김기영 감독에게 발탁되어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공식 기록으로만 370여 편, 본인 추산 7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국가기록원이 20일 공개한 1975년 제14회 대종상 남녀주연상 수상자 김지미와 하명중.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이달의 기록 주제를 '기록과 함께 레드카펫을 걷다, 영화상 시상식'으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오는 21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 전시한다고 20일 밝혔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 제공
특히 전성기였던 1960년대에는 연간 30편 이상의 영화를 촬영할 정도로 다작하며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당시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윤정희, 문희, 남정임)가 풋풋한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반면, 김지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도회적인 매력으로 '팜므 파탈'의 영역을 구축하며 차별화된 입지를 다졌다.
3일 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에서 배우 김지미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려한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에서도 탁월한 성취를 이뤘다. 영화 '토지'(1974)로 파나마국제영화제와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육체의 약속'(1975), '길소뜸'(1985)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영화제작사 '지미필름'을 설립해 '티켓', '명자 아끼꼬 쏘냐' 등 7편의 영화를 기획·제작하며 영화인으로서의 지평을 넓혔다.
배우 김지미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크린 밖의 삶 또한 영화 같았다. 고인은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신여성'의 삶을 살았다. 홍성기 감독, 배우 최무룡, 가수 나훈아, 이종구 박사 등과의 결혼과 이혼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이로 인해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생전 고인을 "한국 영화의 산증인이자 진정한 한국 영화인"이라고 평가했다. 고인의 별세로 한국 영화계는 은막의 큰 별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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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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