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치쿤구니야 열병' 팬데믹 경고…모기 매개 질병, 전 세계 확산 비상등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7-23 12:11

인도양·동남아 넘어 유럽·중국까지 확진자 속출…치사율 낮지만 대규모 감염 시 치명적


스리랑카 콜롬보의 방역 작업스리랑카 콜롬보의 방역 작업 (사진= EPA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뎅기열 및 지카바이러스 질병과 유사한 모기 매개 바이러스 질환인 치쿤구니야 열병의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며 각국에 시급한 예방 조치를 당부하고 나섰다. 전 세계적인 확산 조짐에 국제 보건 당국이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WHO의 곤충 매개 바이러스 전문가인 다이아나 로하스 알바레스는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치쿤구니야 열병이 널리 알려진 질병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119개국에서 이미 발견·전염됐다"고 밝히며, 이 질병이 열과 심각한 관절 통증을 동반하는 모기 매개 바이러스 질환임을 강조했다. 다행히 아직 사람 간 전염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알바레스 전문가는 현재의 확산 양상이 2004~2005년 인도양 섬들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번져 약 50만 명을 감염시켰던 대규모 유행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인도양의 레위니옹, 마요트, 모리셔스 등에서 발병이 보고되었으며, 인구 88만 명의 프랑스령 레위니옹에서는 이미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9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인도, 마다가스카르,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으로 질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알바레스는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수백만 명이 감염되면 사망자가 수천 명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조기 경고가 각국이 대규모 발병을 막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도록 촉구하는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해당 국가 국민들에게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을 경우, 최악의 경우 인구의 최대 4분의 3이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 중국 내 확산 조짐…광둥성 포산시 2천400명 이상 확진


중국 역시 치쿤구니야 열병 확산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남부 광둥성 포산시 순더구 보건당국은 상주인구 327만 명 규모의 지역에서 21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2천471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도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는 22일 치쿤구니야 열병에 대한 주의를 공식 당부했다. 광둥성, 안후이성, 상하이, 선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경고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부 저장성 사오싱시 당국은 최근 2주 안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또는 포산시 등 질병 유행 지역을 방문한 주민 중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의료진에 보고하도록 강력히 지시했다.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의 허젠펑 부주임은 최근 광둥성 발병 환자들의 증상이 모두 가볍지만, 신생아나 65세 이상 고령자, 고혈압·심장병 등 기저질환자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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