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신고제 남용 차단…국민주권 정부 철학 반영"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통일부가 민간의 대북 접촉을 사실상 제한해 온 내부 지침인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전면 폐지했다. 이는 그동안 민간의 대북 접촉을 '신고제'로 규정하면서도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용해온 관행에 종지부를 찍는 조치로 풀이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31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어제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 폐기안에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민간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통일부에 접촉 신고를 제출했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기준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접촉 상대방이 북한 공작원일 가능성이 있다면 통일부가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정부가 자의적으로 민간 접촉을 통제하는 근거가 되어왔다.
정 장관은 이번 지침 폐기에 대해 "정부가 접촉 신고 수리 거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침이었는데 폐기하라고 한 것"이라며 "민간에 전면 접촉(을 허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자유로운 접촉이 상호 이해를 낳고, 상호 이해가 상호 공존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국민주권정부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통일부는 이번 지침 폐지에 더해, 남북교류협력법의 신고제가 향후 정부에 따라 허가제로 남용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의 자율적인 남북 교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정 장관은 다음 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8월 중순 시작될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조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차관급 NSC 실무조정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 장관은 UFS 조정이 이미 결정되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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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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