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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가기 전 ICBM 기지로…김정은의 '계산된 행보'

이우창 기자

등록 2025-09-02 08:47

신형 '화성-20' 첫 언급…美엔 경고, 국제사회엔 존재감 과시 '다중 포석'

김정은, 방중 전 ICBM'화성-20' 개발 시사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2일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핵심 연구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기존 ICBM의 성능을 뛰어넘는 신형 고체 연료 엔진 개발을 보고 받고, 개발 사실과 실전 배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서 9월 1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을 현지지도하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당 연구소에서 최신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이를 이용한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엔진)의 생산 실태를 직접 파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 연구소가 지난 2년간 8차례의 지상분출 시험을 통해 완성한 신형 고체연료 엔진의 시험 결과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통신은 "새로 개발된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리용한 고체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에 달한다"며 "이 엔진은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9'형 계렬들과 다음 세대 미사일인 '화성포-20'형에 리용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제원과 활용 계획을 밝혔다.

이는 작년 10월 31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화성-19형'의 기술력을 한 단계 뛰어넘어, 더 무거운 다탄두 탑재나 사거리 연장이 가능한 차세대 ICBM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기존의 '화성-18형'만으로도 사거리 1만 5천㎞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화성-20형'은 사거리를 더욱 확장하거나 다탄두 탑재 등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우리 전략 미싸일 무력의 강화와 능력 확대에서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전략무력 강화의 지름길을 열어놓은 연구소의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높은 급의 국가표창을 수여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김 위원장의 이번 미사일 연구소 방문은 1일 전용열차 편으로 베이징을 향하기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달 31일에도 새로 조업을 시작한 중요 군수기업소를 찾아 미사일 자동화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등, 방중 직전까지 연일 국방 및 군수 분야 현장 지도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민감한 시점에 의도적으로 핵무력 고도화를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방문을 통해 국제적 고립 탈피를 시도하면서도, 미국을 향해서는 '핵보유국' 지위를 기반으로 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를 발신한 행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