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만에 '결과 책임' 첫 공식 인정… 친한계는 "말뿐인 변화 안 돼" 싸늘한 시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 교육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12·3 비상계엄 사태 및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며 당의 쇄신을 예고했다. 그간 강성 우파 행보로 비판받던 장 대표가 중도 확장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나, 당내 계파 갈등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장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 교육 행사에서 "계엄과 탄핵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과정에 대한 어떤 설명과 이유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고, 국민이 만들어준 정권을 두 번 연속 지켜내지 못했다"며 당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면서도 "헌재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이자 품격"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키고 싶은 정의와 자유를 위해 이겨야 하며, 이기기 위해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변화하되 보수의 가치는 버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계엄 해제 표결 찬성 선택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주장했다. 장 대표는 "저를 선택해 준 것은 민주당의 내란 몰이에 당당히 맞서 싸우라는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당시 함께하지 못한 90명의 의원도 본회의장에 있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을 향한 당내 비판에 대해 "당 대표가 부족하다면 손가락질할 게 아니라 부족함을 메워줘야 한다"며 단합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의 이날 발언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계엄 사과'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당 노선 변화를 촉구해 온 양향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갑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한(친한동훈)계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지금까지 말은 항상 그렇게 해왔다"며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장 대표 측과 친한계는 최근 친한계 인사에 대한 중징계 권고와 이른바 '당 게시판 사태' 조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앞에서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현 지도부를 견제하고 있다. 장 대표가 시사한 '변화'가 실제 당직 인선이나 정책 기조 변경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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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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